2014-08-18
  
여름이 이렇게 쉽게 물러가버리는걸까... 당황스럽다.
외출했다 에어컨바람에 몸서리치며 돌아온 남편은 춥다춥다하며 긴팔을 꺼내입은것도 모자라 따뜻한 차를 달라한다.
이왕이면 제일 좋아하는걸 내야지 대추를 한바가지 퍼서 깨끗이 씻고 대추차를 끓였다.
몽글몽글 거품과 함께 올라오는 하얀당분가루를 걷어내며 냄비앞에 서있자니 가슴이 철렁했다.
익숙한 대추차의 향이 길고 길었던 겨울의 기억을 꺼내버렸다.
막연한 불안이 마음을 흔들어댔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을 위해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늘 떨어지지 않게 대추차를 끓여 보온병에 담아 주었다.
일이 많을때도 몸이 안좋을때도 수영연습을 갈때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서 그저 따뜻하게 대추차를 끓여주고
괜찮아지길, 아무일 없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던거 같다.
그런 날들이 참 오래도 이어졌다.

겨울은 어쩐지 깜깜해서
최대한 몸을 움크리고 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봄은 멀고도 멀고 가슴에 휑한 바람이 끝없이 분다.

올해는 조금 다를 수 있을까.
이사로 분주한 가을을 보내고나면 새로운집의 벽난로 불빛이 이겨낼수 있는 무기가 되길..바래본다.

 
2013-05-16

치과가기
안과가기
머리자르기
은행일보기
싱크대&가스렌지 청소
드라이 맡기기
친구x5 만나기
.
.
.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못하고 있는 일들이 너무 많다.
머리는 바쁘고 다리는 움직이지 못한다. 하아...

 
2013-03-20
  
비교하고 경쟁하는 삶은 인간의 본능일까 아님 한국인의 특성? 그것도 아님 우리세대가 유별난 걸까.
사람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 나조차도 온라인이 있어 어렵지 않게 치열한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아니 온라인이 최전방, 격전지와 같은 곳일 수도.
누구보다 더 낫고, 특별하고, 행복해 보이려는 그 욕망의 키보드소리가 시끄럽다.

 
2012-10-30



여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분명 좋은 일도 있었던거 같은데 딱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페퍼톤스 공연을 본 것 정도가 남아 있을 뿐, 대체적으로 질척이고 머리아픈 나날들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여름을 보내고 추석을 보내고 드디어 내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10월이 왔지만 올해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사수한 하루에 니콜스 티룸에 앉아 바라본 풍경..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2012년 가을 대표이미지로 끼워넣고 싶다.

 
2012-06-18



내가 생각해왔던(상상해왔던) 것 보다 좀 더 진하고 강렬한 느낌. 드디어 강수진의 무대를 보고 왔다.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보았던 오페라가 그러했듯이 훌륭함이란 눈에 띄는 독특한 차이가 아니라
그 누가 보아도 어색함이 없는 흐름이 아닐까 싶다.
세종문화회관의 열악한 무대환경에서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오케스트라는 언제나 그곳에서 공연하고 있었다는 듯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다음 번엔 좀 더 발레가 익숙한 본고장, 감정의 여운도 조심스런 음악의 도입부도 모두 날려버리던
부자연스러운 박수소리가 없는 곳에서 그녀의 공연을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작은 손짓도 표정도 놓치지 않을 자리에서 바라보고 싶다.
그때까지 아름다운 발레리나로 남아주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일까.

 
2012-05-04



애둘을 안고 끼고 10시간이 넘는 길을 날라왔던 언니가 돌아갔다.
한달이란 시간동안 나름 한다고 했는데 한번의 여행과 몇번의 식사끝엔 헤어져야 할 시간이 빨리도 기다리고 있었다.
시끌벅적했던 집안이 이제는 빈집같다고 몇번이고 말하던 아빠의 힘없는 목소리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내 가정이 생기면 덜 할것이라 생각했던 형제의 빈자리... 아이가 생기면 좀 채워질까.

5월을 목전에 두고 떠나서인가 어딘가 더 허전하다.
방긋방긋 웃는 래안이가 보고싶다.

 
2012-03-09
 


아이폰으로 바꾼 후 좋은 점 중 하나는
웬만큼 부지런을 떨어가지고선 되는 일이 아닌..'루이찍기'가 가능하다는 것.
최근 비교적 일기 업로드가 잦아진데에도 아이폰 공이 크다.

근데 흑백으로 올리니 뭔가.......
루이는 잘살고 있다. 아주 팔팔하게. 누나를 자주 못보는게 서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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