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2



2011년의 마지막 저녁.
식전주 한잔 하며 찍고는 그 다음부턴 식사에 몰입하는 바람에 스시 한점을 못찍었다.
둘다 맛있는걸 먹는 동안은 그것에만 집중하는터라 늘상 이런식이다.
음식 포스팅은 절제력 있는 사람의 것.ㅎ

아무튼
여전히 음식은 맛있었고
힘들게 일한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을때 종종 찾게 되는 이곳에서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음이 감사했다.

 
2011-12-29



새로운 귀요미 둘째 조카!
이제는 덤덤 할 줄 알았는데 여자아이가 주는 기쁨은 또 다르다.
Leane HEAS. 김지호.
너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하노라~

 
2011-12-24



밤샘과 장염으로 얼룩진 여느 때 보다 바쁜 연말이다.
2011년은 점점 가고 있는데 줄어들 줄 모르는 일에 신랑씨는 매일같이 투덜투덜.
정작 크리스찬인 나는 덤덤하건만 신랑에게는 그렇게도 억울한 크리스마스였나 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 of 이브엔 연어스테이크/필라프.
오늘은 미리 사둔 샴페인과 하몽, 고르곤졸라, 급조한 까나페로 위(胃)라도 파티기분 느낄 수 있게 부지런을 떨었다.

때마침 적게나마 눈도 내리고
집앞 큰길만 나가도 꽉 막히는 도로상황을 보며 안나가길 잘했다 잘했다 반복하며 뒹굴뒹굴 여유를 만끽했다.

부디 이 작은 사치가 피곤한 몸을 공격하지 않길 바라며,
오늘만이라도 그 어떤 걱정이나 압박감 없이 웃을 수 있기를
둘이 아닌 셋이 되어도 삶에 대한 이러한 태도가 변하지 않기를...

Merry Christmas!

 
2011-07-14

장마라기 보단 우기에 가까운 날이 계속 되고 있다.
습기로 가득찬 공기속에서 피부가 더없이 촉촉한게 유일한 득일뿐,
마르지 않는 빨래와 피어오르는 곰팡이에 '우리집'은 조금씩 곤란해지고 있었다.

엄마는 계절이 바뀔때쯤이면 늘 부산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의 이유를 들어 온집안을 쓸고 닦고 깔고 놓고 해야지 엄마의 속은 평온을 찾았다.
그런 엄마를 유난스럽다며 무심히 바라봤던 내가
"여름에 지저분하면 더 더워보인다" 고 엄마와 똑같은 말을 되뇌이며
고무장갑을 끼고 싱크대에 찌든때를 빼고 욕실을 락스로 문질러댄다.
그리곤 평온을 찾는다. 깨끗하니까 좋지? 동의를 구하며..

그냥 그렇게 지나쳐버렸던 엄마의 삶이 나의 삶과 오버랩 되면서 나는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고 다짐한다.
나의 예민함을 엄마의 소소한 일상에 할애하지 못했던것이 미안하다.
좀 더 공감하고 같이 기뻐하고 슬퍼해주지 못했던것이 이제와 참 안타깝다.
그리고 이제라도 내가 경험하지 못한것에 대해 속단하지 않고 겸허히 귀기울이도록,
앞으로의 기회는 놓지지 않도록 하자...고.

짠닥짠닥 들러붙는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눅진해지는 침대커버대신 삼베시트로 바꾸고
나는 엄마가 만들어줬던 나의 여름을 재현한다.
그것이 무뚝뚝한 딸이 표할 수 있는 엄마에의 경의인양.
그리고 못다한 말은 이곳에 몰래 털어 놓는다.

그런 엄마여서 고마워.

 
2010-03-02



다육이 오형제 영입.

 
2009-10-03

1년이란 시간은 얼마나 됐냐는 물음에 대답하기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어찌보면 꽤나 익숙해질만하고
어찌보면 이제 시작일 뿐인 그런시간이지만
여러가지 사건들과 변화들이 일어나기에 충분했었고
함께하지 않은 날을 열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알차게 보냈던 그런 1년 이었다.
특별한 이벤트나 선물같은건 없지만, 처음을 기록했던 것처럼 또다시 이곳에서 조용히 한점을 찍어본다.

 
2009-09-20

언제부턴가 번역서를 읽을때 '원서에 이러이러한 문장이었기에 이런식으로 번역했을거야' 추측하며 읽게 되었다.
단순한 언어에 대한 호기심이기도 하고, 센스없는 번역가의 어색한 번역체를 '그래 그런 표현은 우리나라 말에 없으니까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겠지'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침대에 배를 깔고 여느때처럼 두나라의 언어를 짜맞춰가며 '1Q84'를 읽고 있던중
별 중요하지 않은 문장에서 숨이 탁 막혔다.
시금치 먹는 개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정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시금치가 일본어로 뭐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것이다.
너무나 깨끗하게, 내 기억을 A4용지에 빽빽히 나열해 놓았다 친다면 수정액을 발라 가린것도 아니고
마치 칼로 깨끗하게 그 부분을 오려낸거 처럼 첫 자음조차, 그 어떤 실마리 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수퍼에서 자주사던 야채중 하나였는데... 요리프로에서 만날 나오던 이름이었는데...
어이없기도 하고 당혹스러 하루종일 뭐였지, 뭐였더라 생각해 내려는 오기를 부려 봤지만
결국 자정이 지난 이시간에 GG를 선언하고 네이버사전을 찾아보았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렇게 답을 보면 참 별개 아니다.
허탈하다.

나에게 시금치가 무엇인지가 중요했던게 아니란걸 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언어가 퇴화되는건 당연한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보편적 사실을 앞세우면서도 시금치처럼 무언가가 내 안에서,
내가 잊어버리고 있다는 것 조차 모를만큼 조용히 잊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두려워 진거다.
처음엔 시금치, 나중엔 맵고 짜서 더 반짝였던 기억들, 더 나중엔 부끄러움을 아는 자존심....

비교적 욕심이 없는 나라 생각하지만 종종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집착이 크다는 걸 깨닫는다.

Memory can be a curse as well as a blessing.

알면서도 입구좁은 항아리에서 도토리를 가득쥔 주먹을 빼지 못하는 원숭이 처럼 탐욕스럽다.
또한 어리석을만큼 낙관적이고 순진한건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글을 썼다.
개인적으로 좋은 신호인거 같다.
한마디도 써 내려 갈 수 없었던 어둠과 혼란의 시기를 잘 견뎌 냈다고 봐도 좋겠다.
다시 무언가를 얘기하고, 기록하고, 밖으로 밖으로 나가보자.


 
[1] 2 [3][4][5][6][7][8][9]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J  
ⓒ2008 meltingm.com All rights reserved